음모론 이야기

백신과 자폐증.

King's Gambit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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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자폐증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대표적인 오해가 자폐증이 후천적인 문제에 의해 발생된다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자폐아동의 부모는 자신들의 잘못된 양육으로 인해 아이가 자폐를 가진 것으로 알고 굉장히 자책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로 인해 자폐는 선천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대개 뇌구조의 이상, 유전적 결함, 신경전달물질 등의 이상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때 백신에 들어 있는 극소량의 수은 성분이 인체에 영향을 주어 자폐를 일으킨다는 주장이 있었고, 지금도 소수의 음모론자들에 의해 이 주장은 지지되고 있는데 우리 인체에 해로운 수은은 메틸수은인데 백신에 들어 있는 것은 에틸수은으로 인체에 들어와도 곧 배출이 되기에 해가 되지 않는다.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어떠한 증거가 없음에도 여전히 음모론자들은 백신과 자폐의 연관성을 주장하며, 앞서 포스팅했던 앤드류 웨이크필드를 신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이하 안예모)'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단체의 홈페이지에서 '백신과 자폐증'으로 검색하면 이런 글을 볼 수가 있다.

 

원본 글 링크

 

백신과 자폐증은 관계가 없다고 결론 난 것 아닙니까? > 예방접종공부방 |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

안예모는 안전한 백신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입니다.

www.safeshot.kr

이 글에서는 앤드류 웨이크필드의 무죄를 주장함과 더불어 여러 논문을 내세우며 백신과 자폐증이 관련있음도 주장하고 있다.

 

앤드류 웨이크 필드의 논문에 대해서는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으니 영국의학저널이 제약회사GSK와 머크의 돈을 받은 것에 대해서만 다루어보자면 이 또한 교묘한 말장난이다.

 

자료 1 링크

 

영국 의사, GSK 부도덕성 저서로 폭로 벤 골드에이커 ‘사악한 제약사’ 저술 … 약물 부작용 은

영국 의사, GSK 부도덕성 저서로 폭로 벤 골드에이커 ‘사악한 제약사’ 저술 … 약물 부작용 은폐 맹비난 글쓴이 : 관리자 | 작성일시 2012년 10월 10일 첨부파일 : a0158-000112 107159_94212_3323 영국 의사

kfhr.org

자료 2 링크

 

‘항우울제 정력에 좋다’ 약장수 뺨친 제약회사

신약홍보위해 의사에 각종 로비 거짓실험 싣도록 의료지에 뒷돈 부작용 감추는 등 탈법행위 덜미

www.hani.co.kr

위 두 자료를 보면 제약회사 GSK가 부도덕적으로 이곳저곳에 로비를 한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를 통해 신약의 효과를 뻥튀기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처방이 될 수 있게 하곤 했다.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영국의학저널에도 모종의 이유로 로비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잘 생각해봐야 할 점은 로비를 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안예모에 적힌 글을 보자.

'앤드류 웨이크필드를 사기꾼으로 몰아간 영국의학저널은 MMR백신을 만드는 제약회사 GSK와 머크의 돈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단지 이렇게 적혀 있을 뿐이다. 정말 교묘한 말장난이다. 이것만 보면 영국의학저널이 돈을 받고 MMR백신이 팔기 위해 앤드류 웨이크필드에게 누명을 씌운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영국의학저널이 무엇을 이유로 제약회사들로부터 돈을 받았는지는 나와있지가 않다. 신약홍보를 위해 돈을 준 것일 수도 있고, 회사 광고를 위해 돈을 준 것일 수도 있고 그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그저 제약회사에서 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제약회사의 편을 들어 앤드류 웨이크필드에게 누명을 씌웠을 것이라 지레짐작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자료 1 링크를 보면 영국 의사가 각종 연구자료를 통해 제약회사가 한 연구의 오류를 증명해내고 어떻게 로비를 통해 이 오류들을 무마해 왔는지를 밝히고 있다. 앤드류 웨이크필드가 누명을 썼다면 이런 식으로 증명을 해야 한다. 영국의학저널이 제약회사로부터 돈을 받았으니 당연히 앤드류 웨이크필드한테 불리한 글을 게재했을 것이라고 뇌피셜을 적는 것은 객관적인 증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안예모의 글을 계속 보자면 백신과 자폐증이 관련 있다고 여러 논문들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다 엉터리들이다. 이 논문들이 신뢰성이 있는 것들인지 확인은 해보고 올린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저 자신의 믿음에 부합하니 최소한의 확인도 해보지 않고 그냥 올린 것이 아닌가 싶다.

 

1번 논문 '백신접종이 많아질수록 자폐증과 언어장애가 증가하며~'를 살펴보자. 우선 이 논문의 저자 Gayle DeLong은 놀랍게도 Baruch College에서 국제금융을 가르치는 교수다. 의사이거나 관련공부를 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백신반대단체의 이사이기도하다.

이 사람의 논문에 대한 오류는 링크1, 링크2, 링크3, 링크4, 링크5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2번 논문 '백신으로 투여된 신경독성물질인 알루미늄의 양과~'를 살펴보자. 이 논문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한다. 이 논문에 대한 오류는 링크1, 링크2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3번 논문 ' 미국 및 여러 나라의 백신 투여량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자. 이 논문에 대한 반론은 링크1 여기에서 살펴볼 수 있다.

 

4번 논문 'B형 간염백신을 접종한 소년은 비접종 소년에 비해~'를 살펴보자. 이 논문에 대한 반론은 링크1, 링크2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5번 논문 '백신접종자는 비접종자보다 ADHD와 자폐증이~'를 살펴보자. 이 논문에 대한 반론은 링크1, 링크2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6번 논문 '백신접종을 한 유인원 유아는 비접종군에 비해 뇌가~'를 살펴보자. 이 논문은 2010년 2월에 철회되었다고 한다. 이 논문에 대한 반론은 링크1, 링크2, 링크3, 링크4 등에서 살펴볼 수가 있다.

 

마지막 논문은 이미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쓰레기 논문이므로 따로 언급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음모론자들은 한결같다. 근거를 따져보고 진실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믿음을 설정해 놓고 그 믿음에 부합하는 자료들만을 찾아 헤맬 뿐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다. 조금만 검색해 보면 위에 언급된 논문들이 엉터리라고 많은 과학자들이 반박을 해 놓았음에도 그러한 것들은 전혀 알아보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의 믿음에 부합한다는 이유만으로 당당하게 근거자료랍시고 제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음모론자들을 상대하는 것은 끝이 없다. 반박을 해도 또 새로운 엉터리 논문을 가져오는 것을 반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글을 쓰는 것은 누군가는 저런 엉터리 글에 속아 백신반대론자라는 멍청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의학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으면 학창 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하여 의대를 가서 하지 왜 이제 와서 신뢰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떠드는 걸 인터넷으로 열심히 받아들이고 공부하는지 참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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