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과 자폐증 그리고 앤드류 웨이크필드.

1960년 미국에서는 홍역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가 5300명이었지만 2012년에는 450명까지 감소하였다. 이는 명백히 백신접종으로 인한 효과였는데 홍역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이 활발하게 시작된 1963년부터 1968년까지 그 사망자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을 통해 알 수가 있다.

 

이처럼 백신은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고 오랜 세월 수많은 학자의, 수많은 연구를 통해 그 효과를 입증해 왔다. 그러나 MMR백신에 대한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백신 반대 운동이 크게 일어났고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백신의 안정성에 의문을 가지며 특히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잘못된 믿음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MMR백신이란 홍역, 볼거리, 풍진을 예방하기 위한 혼합백신이다. 이 혼합백신은 1971년에 처음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 백신에 대해 1998년 2월에 충격적인 논문 하나가 발표 된다.

 

영국의 최고 의학학술지 중 하나인 '랜싯'에 앤드류 웨이크필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인데 주 내용은 자폐증과 같은 발달장애와 함께 복통, 설사 등의 장에 문제가 있는 12명의 아이에 대한 것이었다. 12명 중 8명의 아이가 MMR백신을 맞은 후에 자폐증상이 발생하였다고 언급했고 자폐증과 MMR백신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언급이 있었다. 후에 2001년에 앤드류 웨이크필드는 장 문제와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의 조직샘플에서 홍역 바이러스가 발견되었음을 발표하여 백신 논란에 한번 더 크게 불을 지피게 된다.

 

앤드류 웨이크필드

앤드류 웨이크필드의 논문은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의학계에서는 이것을 검증하기 위해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대표적으로 웨이크필드와 같은 대학에 재직하고 있던 브랜트 테일러 교수는 1979년 이후 진단된 498명의 자폐증 환자들의 진단 시기를 면밀히 분석하여 MMR백신과 자폐증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발표하였고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의 Anders Hviid 박사 연구팀은 1999년부터 2010년 사이에 출생한 657,46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MMR백신 접종을 한 사람이 하지 않은 사람보다 자폐증에 걸릴 확률이 오히려 7% 낮음을 발표하였다. 이처럼 후속 연구들에서는 MMR 백신과 자폐증의 그 어떤 인과관계도 발견하지 못하였다.

 

한편 영국 선데이타임즈의 기자 '브라이언 디어'는 앤드류 웨이크필드의 논문에 대해 샅샅이 조사한 끝에 2004년에 몇 가지 사실들을 발표했다.

첫째, 웨이크필드의 논문에서 언급된 자폐아 12명 가운데 일부 부모들이 MMR 백신 제조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소송을 대리했던 변호사가 거액의 연구비를 앤드류 웨이크필드에게 지급했다.

둘째, 웨이크필드는 MMR혼합백신보다 홍역 단독백신이 안전하다고 주장하였는데 본인이 홍역 단독백신으로 특허를 신청하였다.

셋째, 웨이크필드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의 주장에 맞지 않는 케이스는 의도적으로 제외하여 결과를 조작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실들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불필요했던 대장내시경등의 조사를 시행하였으며, 연구윤리 심의위원회의 승인을 제대로 받지 않고 연구를 진행하는 문제점등이 드러나 웨이크필드는 과학자로서 심각한 연구윤리 위반으로 기소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랜싯'은 앤드류 웨이크필드의 논문을 2010년 2월 2일 완전히 철회하였고 2010년 5월에는 웨이크필드의 의사면허가 박탈되기에 이른다.

 

여기까지가 백신과 자폐증에 대해, 그리고 앤드류 웨이크필드에 대해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다. 지금 글을 적고 있는 나와는 비교도 안되게 똑똑하시고 전문적인 분들이 상세하게 이에 대해 글을 적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놀랍게도 그러한 전문가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백신은 효과보다 부작용이 크며 거대한 제약회사가 정부에 로비를 하여 백신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앤드류 웨이크필드는 불의에 맞서는 의인, 선구자이며 그의 논문은 잘못되지 않았고 그는 결백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도대체 이러한 사람들은 어떤 주장을 하고 있고 그 주장은 사실일까?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