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파우더

 

중학생 시절 '김진표의 라디오 천국'을 매일 들었었는데 그때 '퍼니 파우더'라는 밴드가 한 코너에 출연했었다. 그때 김진표 씨가 "우리나라에서 어떤 어떤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라고 소개를 했었는데 어떤 음악이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때 당시가 한창 락 사운드 위에 랩을 하는 음악들이 쏟아져 나오던 때였고 나 또한 그런 음악들을 매우 좋아했었는데, 이 '퍼니 파우더'라는 밴드도 그러한 음악을 하고 있어서 잠깐의 라디오 출연이었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밴드가 기억이 난다.

 

'실질적 리더' 김호준, '내면의 리더' 이승복, ''진정한 리더' 홍기섭으로 구성된 이 퍼니파우더라는 밴드는 자신들이 작사, 작곡을 하는 것은 물론 연주와 노래까지 소화해내는 엄청난 능력을 뽐낸다. 콘셉트 또한 굉장히 특이한데 이들은 외계에서 온 외계인들이며 서울로 와서 지구인들을 즐겁게 만들 가루, 퍼니 파우더(Funny Powder)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들이 하고 있는 음악만큼이나 특이한 콘셉트이다.

 

이들은 세장의 앨범을 냈는데 2001년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낸 뒤에 돌연 해체를 하였다. 이후 2012년에 앨범 한 장을 더 냈고 이후로 '퍼니 파우더'라는 밴드의 모습은 지금까지 볼 수가 없었다. 몇몇 팬들은 이들이 다시 자신들의 고향 별로 돌아간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곤 했었는데 사실 이들은 지구인들 사이에 침투하여 자신들의 활동을 계속하였었다. 실질적 리더 김호준은 '킹 조', '롤 스파이크'라는 팀을 만들어 활동했었고, 내면의 리더 이승복은 '초코크림롤즈'라는 팀과 김호준과 함께한 '브런치'라는 팀을 만들어 활동했었다. 진정한 리더 홍기섭은 광고 회사에 입사했다가 구글에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 길지 않은 활동기간에 3장의 앨범밖에 내지 않았지만 주옥같은 곡들이 많다. 그중에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곡은 'Trip'이라는 곡이다. 

 

 

노래도 노래지만 가사를 음미해보면 참 담백하게 잘 쓰인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 길지 않은 활동 때문인지 아니면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공연 영상을 거의 찾을 수가 없었는데 SBS 인기가요에 출연했던 영상을 딱 하나 찾을 수 있었다. 공연 영상을 보면 노래도 좋고 다들 인물도 출중한데 왜 크게 유명해지지 못했는지 의문이 들게 된다.

 

‘퍼니 파우더’와 함께 떠나자! ‘Trip’

요즘같이 날이 너무 더워 스트레스가 팍팍 쌓이는 날에는 시원한 음악을 들어주면 좋은데 퍼니파우더의 곡들 중에는 그런 시원한 음악들이 많다. 그중에 하나 추천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Off-Side'라는 곡이다.

 

 

 

이 외에도 좋은 곡들이 많은데 지구인 납치사건, 스릴있게 살자!, 뻥삼이, 나이트에 가서 토끼춤을 출 때, Shine, Neva Gonna Stop!, Womanual, 지구인 구출작전, Public Enemy 등을 추천하고 싶다. 약 20년 전의 노래들이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옛날 노래 같지 않은 세련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