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이야기

개미 이사시키기.

King's Gambit 2021.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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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를 기를 때 반드시 거치게 되는 과정이 있는데 바로 개미를 이사시키는 것이다.

 

보통 개미를 분양받을 때는 펜통이나 쿠키통과 같이 저렴한 사육장에 개미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좀 더 나은 사육장을 구입하여 새 사육장으로 개미를 옮기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외에도 군체의 크기가 커져 기존 사육장이 좁아졌거나, 기존 사육장이 더러워지고 곰팡이 등이 생겨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 등의 여러 이유로 인해 개미를 이사시키는 경우는 반드시 발생하게 된다.

 

개미를 이사시키는 방법에는 크게 '강제 이사'와 '자연 이사' 두가지가 있는데 '강제 이사'는 말 그대로 개미들을 사람이 강제적으로 새 사육장에 옮겨 놓는 것이다. 개미 사육 카페에 보면 강제 이사는 개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새로운 환경에 옮겨 놓는 거라 개미들이 스트레스를 극도로 받는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에 자연 이사 또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강제로 빨리 옮겨준 후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시키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강제 이사의 경우 알이나 애벌레를 잃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강제 이사하는 방법

 

먼저 먹이 탐색장의 테두리에 플루온과 같은 탈출 방지제를 발라준다. 플루온을 바른 뒤 시간이 지나면 위 사진과 같이 하얗게 변하는데 개미가 이 부분에 도달하면 더 이상 올라오지 못하고 떨어지게 된다. 플루온을 바를 때 먹이 탐색장을 똑바로 세워놓고 바르게 되면 플루온이 아래로 흘러내리게 되어 보기도 좋지 않고 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에 옆으로 눕혀서 한쪽 면을 바르고 말린 뒤에 다시 다른 쪽 면을 바르는 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플루온을 발라준 먹이탐색장을 사육장과 연결한 뒤에 기존 사육장에 있는 개미들을 먹이탐색장에 부어준다. 최대한 개미들이 충격을 받지 않게 부어주어야 하는데 흡충기를 미리 구비해 놓으면 이동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때 알이나 애벌레가 유실되지 않게 주의를 해야 하고 특히 주의할 점은 다른 개미들과 달리 여왕개미는 막 들이붓지 말고 면봉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먹이탐색장으로 옮겨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왕개미는 매우 예민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개미들을 먹이탐색장에 부어주고 사육장에 습기를 공급해주면서 어둡게 만들어주면, 시간이 지나면서 개미들이 자연스레 사육장 안으로 이동하게 된다.

 

지금까지 자연이사는 24시간 안에 모두 완료되었었는데 얼마 전 입양했던 흑패는 1주일이 넘어도 자연 이사가 되지 않았다. 개미 사육 카페에 알아보니 흑패는 뭉치는 습성이 강한 탓인지 똘똘 뭉쳐져서 잘 움직이지를 않아 자연 이사가 다들 어려웠다는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또한 이처럼 자연 이사의 경우에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개미들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는 정보를 접했고 입양한 지 10일째 되는 날 바로 흑패의 강제 이사를 시도하였다. 나 같은 경우에는 평면 사육장을 쓰고 있기 때문에 개미들을 바로 사육장 안으로 넣어주었고 강제 이사를 했음에도 지금은 다행히 잘 적응하고 있는 상태이다.

 

 

자연 이사하는 방법

 

흑패의 자연이사를 시도하고 있는 모습

자연 이사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사육장을 옮기는 것이 아닌 개미들이 스스로 사육장을 옮기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개미들이 알이나 고치 등을 알아서 옮기기 때문에 이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적고 개미들이 이사 과정에서 탈출할 가능성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개미들은 세 가지 독특한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 좁은 틈을 좋아하고 둘째, 습기를 좋아하며, 셋째, 어둠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자연 이사는 이러한 개미들의 세 가지 습성을 이용한 방식이다.

 

위 사진과 같이 개미들이 펜통에 담겨 있는 경우 먼저 개미들이 이사할 사육장과 펜통을 호스로 연결시켜 준다. 그리고 이사할 사육장에는 충분한 습기를 제공해줌과 동시에 기존의 펜통에 수분을 공급하던 휴지 등은 제거해준다. 마지막으로 펜통에 밝은 빛을 비추어 주면 자연 이사를 위한 준비를 마치게 된다.

 

지금까지 한국홍가슴개미 2회, 검은왕개미 1회, 곰개미 1회, 숲곰개미 1회 등 총 5번의 자연 이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대부분 아무리 늦어도 24시간 내에는 완료가 되었다. (초기 군체여서 시간이 적게 걸리는 편이었다). 5번의 이사를 시키면서 느낀 점은 개미들을 자연 이사시키는 데 있어 습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눈부신 빛을 비춰주고 좁은 호스를 연결시켜주어도 습기가 유지되는 이상 기존의 사육장에서 잘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반면에 빛을 비춰주지 않아도 습기만 제거해주면 완전히 습기가 없어질 때쯤에 개미들이 알아서 이사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따라서 개미를 이사시킬 때 개미의 독특한 세 가지 습성을 모두 이용하되, 습도에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미를 기르다 보면 이사를 시키는 것은 반드시 겪게 되는 일이다. 개미들을 이사시킬 때 잘 관찰해 보면 일개미가 먼저 정찰을 하고 그다음에 다른 개미들도 따라서 하나씩 새 사육장을 탐색한 뒤에 마지막으로 여왕개미를 데리고 이사를 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그 신비함에 짜릿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사를 한다는 것은 개미들에게는 그 자체로 큰 스트레스라고 한다. 기존의 서식처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다시 적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미들의 이사 횟수를 줄이기 위해 처음부터 오래 사용할 수 있을, 좋은 사육장을 선택하여 개미들을 사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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