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이야기

동면 깨우기.

King's Gambit 2021. 1. 30.
반응형

작년 11월 말에 개미들을 동면에 들게 하였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2월 말까지, 3개월 간 동면상태에 있게끔하려 했는데 최근 낮 기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개미들을 동면에서 깨우게 되었다.

 

동면에서 깨울때는 동면에 들 때처럼 급격하게 온도 변화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8도 정도 되는 베란다에서 15도 정도 되는 방으로 옮긴 후에 다시 20도 초반의 내 방으로 개미들을 옮겨왔다. 베란다의 기온이 어느 정도 높아서였는지 일개미들은 대부분 동면에서 깬 상태였고 여왕개미들만이 아직 활동성이 없는 편이었다.

 

한국홍가슴개미

나는 한국홍가슴개미, 검은왕개미, 곰개미, 숲곰개미를 키우고 있는데 나머지 개미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움직임이 활발해졌는데 위 사진의 한국홍가슴개미의 여왕만은 움직임이 없고 옆으로 누워 있는 상태로 있었다.

 

동면에 들기 전에 네 군체의 개미들을 모두 AntsCanada의 Hybrid Nest Mini 사육장으로 옮겼는데 다른 녀석들은 통로를 자유롭게 통과했는데 반해 한국홍가슴개미 여왕은 덩치가 너무 커서인지 통로를 통과하지 못하고 지금 위치에서 이동하지를 못했다. 그러한 점이 스트레스를 받게 했는지 사육장을 옮기고 나서부터 움직임이 둔해지고 산란도 하지를 않았다. 그래서 혹 동면에 들어가기 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잘못된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개미 사육 카페에 한 회원에 따르면 동면에서 깨는데 보통 일개미는 1~3일이, 여왕개미는 7~14일이 걸린다고 한다. 여왕개미가 동면에서 깨는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한국홍가슴개미 여왕도 잠에서 늦게 깨는 것이길 바라면 며칠간을 살펴보았는데 내방으로 옮긴 지 3일째 되는 날부터 다행히 조금씩 움직임을 보였다. 좁은 통로를 가진 사육장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걱정이 되어 여왕이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자 바로 큰 사육장으로 이사를 시켜 주었다.

 

통로를 따라 이동중인 일개미들.

 

일개미들이 통로를 따라 큰 사육장을 탐색하였고 그 뒤를 따라 여왕개미가 천천히 큰 사육장으로 이동을 하였다. 부디 통로가 넓은 사육장에서 편안하게 활동하며 번식을 많이 해주길 바랄 뿐이다.

 

2개월간 동면을 거친 개미들이 배가 고파 할까봐 곤충젤리를 넣어주었다.

 

내가 기르는 군체들이 모두 초기군체들이라 원래도 먹이활동이 활발하지 않았지만 동면을 막 마친 시점이어서 그런지 더더욱 먹이활동이 없었다. 3일간 한 마리도 먹이탐색장에 나오는 걸 볼 수가 없었다. 동면을 막 마친 개미들에게 굳이 급하게 먹이를 공급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처음 개미들을 동면에 들게 하는 것이여서 걱정도 많고 미숙한 점도 많았는데 다들 잘 살아 있어 주어서 참 다행이다. 올해 겨울에는 작은 냉장고를 하나 사서 냉장고에서 동면에 들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처럼 기온 차이가 극심해 안정적으로 동면에 들지 못하는 것보다 일정한 온도의 냉장고에서 동면에 드는 것이 훨씬 나은 것 같다는 생각에서이다.

 

올 한해도 개미 녀석들이 별 탈 없이 폭풍 번식을 하고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응형

'개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미를 2년 기르고 알게 된 점.  (0) 2022.07.03
개미 이사시키기.  (0) 2021.03.16
2020.11.25. 사육일기(동면)  (0) 2020.11.25
신여왕 개미 기르기.  (2) 2020.11.07
개미의 동면.  (12) 2020.10.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