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좋은 정신건강의학과 선택하는 방법.

King's Gambit 2020. 12. 2.

 

좋은 정신건강의학과를 선택하는 방법?

자신에게 잘 맞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방법?

 

결론부터 말하면 복불복인 것 같다. 정신건강의학과는 다른 과들과 다르기 때문에 어떤 확실한 기준을 두고 좋은 의사냐 그렇지 않은 의사냐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괜찮은 정신의학과를 찾는 것은 개인적으로 복불복인 것 같다.

 

예전에 이비인후과에 가서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아는 분이 소개를 해줘서 서울에 유명하다는 교수님께 수술을 받았었는데 수술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교수님이 매우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워서 수술을 하기 전에 과정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나 말고도 그 교수분이 무뚝뚝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매우 많았다. 그럼에도 그 교수님은 매우 훌륭한 의사분이셨는데 그 이유는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많은 분들의 아픈 부분을 말끔히 해결해 주시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 의사 선생님은 전국적으로 유명하셨고 '뛰어난 의사', '훌륭한 의사'라고 불리었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과들에서 이처럼 의사분들이 얼마나 환자를 잘 치료하느냐에 따라 좋은 의사냐 그렇지 않느냐가 나뉜다. 친절하냐 불친절하냐는 그다음에 고려할 사항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는 다르다. 정신질환은 다른 병들과 달리 한 번에 뚝딱 고쳐낼 수 있는 병이 아니고 오랜 시간 의사분과 소통을 하고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다른 과들과 달리 의사분이 얼마나 친절한지, 얼마나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지, 얼마나 좋은 길을 잘 제시해주는지 등등 환자들의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좋은 의사냐 그렇지 않은 의사냐가 갈릴 수밖에 없다. 

 

내가 현재 다니고 있는 대구의 한 병원은 개인적으로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는데 구글 리뷰를 보면 혹평이 남겨져 있었다. 이처럼 똑같은 의사라도 개인의 기준에 따라 극과 극으로 평가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게 정신과 의사인 것 같다.

 

 

16살에 처음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닌 이래 총 9명의 의사분을 만나보았다. 나와 잘 맞는 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는데 내 기준으로 잘 맞았던 의사분과 병원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큰 병원 VS 개인병원

 

내가 처음 찾아갔던 병원은 경남의 한 대학병원이였다. 그곳에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치료를 받았었는데 명성이 있는 분이셨는지 훗날 보니까 서울에 다른 대학병원으로 자리를 옮기셨었고 TV에도 종종 얼굴을 비추셨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보았던 의사 중에 가장 불만족스러웠다.

 

의사라면 병에 대해서 그리고 처방하는 약에 대해 설명해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정신건강의학과가 생소했을 어린 학생에게 병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주고 약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그냥 "학생은 어떤 어떤 병을 가지고 있군요" 이렇게 설명해주고 약을 처방해 줄 테니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만 말을 해주었을 뿐이었다. 후에 병원을 재방문했을 때에도 "잘 지냈어요?"라는 물음 이후에 5분가량 기본적인 것만 체크를 하고 끝이었다. 내 병의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인지행동치료도 필요로 했는데 그런 것도 전혀 없었다. 당시 약값을 제외한 진료비만 2만 원이 넘어갔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대화는 물론이고 병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도 없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장 유명하시지만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의사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큰 병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교수일지는 몰라도 좋은 의사는 아닐 수도 있고 좋은 의사일지라도 좋은 교수는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만났던 의사 선생님은 좋은 교수여서 유명했는지는 몰라도 좋은 의사는 아니었던 것 같다.

대학병원의 경우 환자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그만큼 상담할 시간이 부족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나 같은 경우엔 개인병원을 다니면서 약 10분씩 대화를 하는데 대학병원에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과들은 큰 병원일수록 실력이 뛰어난 의사가 있을 가능성이 많지만 정신건강의학과는 꼭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처음부터 무조건 큰 병원을 선택하지 말고 일단 개인병원에서 약물치료와 상담을 받아보고 만족하지 못할 때 좀 더 큰 병원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젊은 의사 VS 연륜이 있는 의사

 

개인적으로 젊은 의사를 더 선호한다. 다른 과의 경우엔 수술 경험이 많고 많은 환자들을 대한 의사일수록 더 나은 치료를 할 수 있을 테지만 정신건강의학과는 꼭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병에 대해서 여러가지 정보를 접한 후에 거기에 대해 의사 선생님께 질문을 자주 했었다. 그런데 연륜이 있으신 의사분은 대답이 신통치 않은데 비해 젊은 의사분은 최신 정보를 접하고 있어서인지 대답을 시원하게 잘해주셨다. 

 

예전에 '세인트 존스 워트'라는 허브약초가 나의 병에 효과가 있을지를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 연륜이 있으신 의사분은 그게 무엇인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셨다. 반대로 젊은 의사분은 그 약초에 대해서도 잘 알고 그 약초를 원료로 출시한 약의 이름까지도 정확히 알고 계셨다. 또 최근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방법 중에 tDCS나 rTMS와 같은 치료법에 대해서도 정보를 얻고자 했을 때 젊은 의사분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내게 더 많은 조언을 해 줄 수가 있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젊은 의사를 더 선호한다. 물론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의사분이라면 나이가 있든 없든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최신 정보에는 젊은 의사분이 더 유리했던 반면 상담 시에 노련함이라고 해야 할까? 환자를 대하는 스킬에서는 연륜이 있으신 의사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내 이야기를 듣고 핵심만을 꼭꼭 꼬집어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려주시고 현실적인 길을 제시해 주곤 하셨는데 이런 점에서는 연륜이 있으신 의사분이 더 좋았다.

 

 

정신건강의학과도 병원마다 각각 특징이 있다. 약물치료를 위주로 상담치료도 하는 병원, 약물처방도 하지만 상담치료를 위주로 하는 병원, 내가 갔던 병원처럼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하면서 rTMS나 tDCS와 같은 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도 있다.

 

대부분의 병원이 초진의 경우에는 여러가지 검사와 더불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20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는데 그 이후에는 약 10분 내외의 시간만이 진료를 하는데 소요된다. 주로 약물치료를 위주로 하고 상담을 덧붙이는 식이다. 어떤 분들은 마음에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터놓고 싶은데 현실적인 여건상 그렇게 하지 못해 실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20~30분씩 상담을 해주는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아니면 아예 집중적으로 정신치료를 해주는 병원을 찾아가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병원의 경우 환자 한 명에게 1시간가량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시간에 비례해 병원비가 조금 더 많이 나온다.

 

이처럼 병원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으니 자신이 어떤 방식의 치료를 선호하는지 생각해보고 그에 맞는 병원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또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큰 병원이냐 작은 병원이냐, 젊은 의사냐 연륜이 있는 의사냐 등도 한 번쯤은 생각해보고 병원을 고른다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도 자신에게 잘 맞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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