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수술 이야기

포경수술과 청결.

King's Gambit 2022.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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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의 위생과 청결함을 위해 포경수술을 권장한다.'

 

이런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다. 포경수술을 하지 않으면 성기가 더럽고 냄새가 나서 여성들이 싫어하기에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들 했다. 포경수술과 위생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고 1980~90년대에는 위생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수술로 인식이 되었었다. 그 덕분에 2000년 대 초반의 조사에서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90%가 포경수술을 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WHO의 발표에서 알 수 있듯이 전 세계 70%의 남성이 포경수술을 하지 않는다. 이웃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포경수술 비율이 1~2%대로 매우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이처럼 포경수술 비율이 낮은 나라들에서 성기의 위생상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 또한 손이나 발, 치아, 머리카락 등 신체 다른 부위가 더러워지면 '씻어서'청결을 유지하고자 하는데 유독 성기만은 '수술'이라는 방법을 통해 청결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 또한 어찌 생각하면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성기의 청결을 위해서는 포경수술을 꼭 하는 것이 좋을까?

포경수술을 하지 않고 씻는 것만으로는 성기의 청결유지가 되지 않기에 수술을 권장하는 것일까?

 

물론 포경수술을 하면 귀두가 항상 노출 되어 있기에 여러 노폐물 등이 쌓이지 않고 또 씻기가 편해서 청결을 유지하기가 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포경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정상적으로 발달한 성기를 가진 남성일 경우 잘 씻어주기만 한다면 포경수술을 한 사람과 다를 바 없이 충분히 청결을 유지할 수가 있다.

 

2015년도에 이성진 비뇨기과 전문의분이 쓴 '포경수술 안하면 성병 감염 위험이 커질까?'라는 칼럼을 보면 이러한 설명이 나와 있다.

'손으로 부드럽게 포피를 젖힐 수 있는 가성 포경인 경우에는 샤워 시 포피 안쪽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어서, 위생 관리 면에서 포경수술을 시행한 남성과 실질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

다시 말해, 포피를 뒤로 젖혔을 때 전혀 젖혀지지 않거나 젖힌 후에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 등의 문제를 가진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남성의 경우 잘 씻는 것만으로도 성기의 위생관리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1970년대쯤, 우리나라가 한창 발전할 시기에는 아직 각 가정마다 매일 샤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아 몸을 청결히 하기가 어려웠다고 하지만 요즘과 같이 하루에 한번 샤워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성기의 청결관리도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1970년대에 말해왔던 것처럼 성기의 청결을 위하여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시대에 뒤처져도 한참 뒤처진 주장이 아닌가 싶다.

 

오래전부터 위생을 위해서는 포경수술을 해야한다는 말이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져왔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다른 나라의 사례와 경험을 통해 성기의 위생을 위해 포경수술이 필수적인 것은 아님을 알고 있다. 성기의 위생이라는 것에 지나치게 강박적으로 집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우리가 몸이 더러워지면 몸을 씻듯이 성기가 더러워지면 씻으면 되는 것이다. 샤워할 때 포피를 뒤집어 안쪽을 잘 씻어주고 성관계를 가지기 전에 잘 씻어주는 것만으로도 성기의 위생관리는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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