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린 시절이던 1990년대에 포경수술은 10살 정도가 되면 반드시 해야 되는 수술로 알려져 있었고 그러한 포경수술을 하지 않으면 남자답지 못한 것이라며 또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 일쑤였다.
이러한 환경에서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은 10살 정도가 되면 너도나도 포경수술을 받았었고 방학시즌이 되면 비뇨기과는 포경수술을 받으려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나 또한 10살때 포경수술을 받았고 22살이 되기 전까지는 청결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수술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외국사람들이 등장하는 야한 동영상을 보다가 문득 외국 남성들의 거의 대부분이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저사람들은 포경수술을 안 했을까? 못 사는 나라도 아닌데 말이야'
이러한 궁금증이 들었고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본 끝에 우리나라와 같이 의학적인 목적으로 포경수술을 하는 나라가 많지 않으며 포경수술은 반드시 해야 되는 수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포경수술이란 무엇인가?
포경수술에 대해서 알려면 먼저 '포경'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알아야 한다.
남성은 태어날 때 포피와 귀두가 붙어 있는데 신생아의 약 4%만이 포피가 완전히 젖혀지고 나머지는 5~10세에 보통 분리가 되며 이는 개인차가 있어 청소년기, 혹은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이처럼 포피와 귀두가 딱 붙어서 포피를 귀두 뒤쪽으로 젖힐 수 없는 상태를 '포경'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포경'상태에서 포피를 절제하거나, 뒤로 젖혀 귀두가 드러나도록 하는 수술을 '포경수술'이라 한다.
포경수술은 꼭 해야 하나?
포경수술은 반드시 해야 하는 수술이 아니고 그렇다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수술도 아니다.
위의 설명에서 보았듯이 대부분의 남성은 성장을 하면서 포경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포피를 뒤로 젖혀 안쪽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포경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WHO의 통계자료를 보아도 전 세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청결이나 병 예방 등을 목적으로 어린아이에게 포경수술을 시키지 않으며 그렇게 하지 않음에도 별다른 문제가 보고 되지 않는 것으로도 포경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수술이 아님을 알 수가 있다.
포경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대부분의 남성들이 포경수술이 필요하지 않지만 간혹 성인이 되어서도 포피가 뒤로 젖혀지지 않는 '진성 포경'상태의 남성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상태가 되면 성기를 청결히 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을 하여 포경수술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또 포피가 뒤로 잘 젖혀지긴 하지만 반복적으로 포피에 염증이 발생하여 일상생활이 불편한 경우에도 포경수술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간혹 이러한 경우를 예로 들면서 귀두포피염을 예방하기 위해 포경수술이 필요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귀두포피염은 잘 씻고 잘 말리는 것만으로도 자연적으로 치유가 될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이것을 예방하려고 어린시절에 포경수술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종종 어린 시절 포경수술을 당한 것에 불만을 가지고 포경수술 자체에 적대감을 가진 분들이 '포경수술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포경수술이 필요한 경우인데 이러한 주장을 보고 포경수술을 미루다가 성인이 되어 불편함에 늦게서야 포경수술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경수술에 대한 정보를 많이 찾아보고 자신이 포경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 속한다면 비뇨기과를 찾아가 의사분과 상담을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했으면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포경수술은 반드시 필요한 수술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대 해서는 안될 수술도 아니다.
우리나라 포경수술의 문제점은?
1990년대를 지나 2000년대가 되며 인터넷이 발달하고 포경수술에 대한 정보가 널리 퍼지면서 우리나라도 포경수술하는 사람의 비율이 급속도로 낮아졌다. 그러나 놀랍게도 21세기가 된 지 2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포경수술을 하는 어린 학생들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포경수술이 대부분 부모님과 같은 주변 어른들의 강요나 추천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서울대 비뇨기과 박관진 교수는 한 논문에서 이러한 의사나 부모의 일방적인 의견에 의한 강제적인 포경수술의 시행은 의학윤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자발성'을 위반한 것이라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포경수술이 당장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포경수술 시행여부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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